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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 자료/과제

소크라테스와의 대화 감상문

by 하나쌤 2022. 9.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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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에서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에 대해 들어본 적이 언제던가? 라는 질문을 던져보니 고등학교 시절 윤리 공부를 한 것이 제일 먼저 떠올랐다. 아마 수능이라는 외적 동기가 있어서 열심히 공부했기 때문이 아닐까. 본 강의의 앞부분에서 강의가 끝날 때 수업에서 대화는 어떻게 진행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하였다. 당장 오늘만 해도 학생들과 5시간 동안 수업을 진행한 나는 과연 수업에서 어떻게 대화를 했는지 떠올려 보았다. 늘 알려주고 싶은 것이 많은 나는 내 말을 하기 바빴지 않았나. 그렇다고 학생들의 이야기를 모두 수용하다 보면 수업이라는 것이 매끄럽게 진행되기 어렵지 않나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 그렇다면 무엇이 나를 지식의 전달자로 만들었을까?

아테네 출신의 유일한 소피스트, 지식의 상인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며 나도 아테네의 깊고, 수준 높은 철학을 논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나는 나름의 수학과 학업을 이어온 사람이기에 소피스트라고 해도 될 것 같은데?’라는 생각과 함께 나도 지식의 전수를 담보로 금전적 보수를 받는 소피스트인가?’라는 우스운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어 나오는 설명으로 소피스트는 조금 억울한 면이 있었다. 나는 적어도 초등학교 교실에서 살아가는 교사들은 소피스트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국어, 수학, 사회, 과학, 영어, 음악, 미술, 체육, 도덕, 실과, 코딩, 환경 등 가리지 않고 지식을 설파하고 학생들과 함께 실천하며, 반성하고 개선하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학생들의 전인적 성장을 도모하고자 노력하는 이 시대의 스승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나는 교사로서 살아가며 스위치를 온/오프하는 것처럼 퇴근하면 다른 사람이 되기 어렵다. 하루의 80%는 교사로 지내는 것 같다. 집에서도 어떻게 하면 더 재밌게 가르칠 것인가, 어떻게 하면 학생들 간의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인가, 어떻게 하면 내가 기능적으로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인가, 나의 전문성은 무엇인가 등 끊임없이 내적 고민을 이어가고 심한 날은 꿈에서도 어려움에 부딪히며 고민을 하곤 한다. 하지만 세상은 교사로서 살아가는 나를 가끔 좌절에 빠트리곤 한다.

누가 소크라테스인가?’에 대해 들으니 나도 묻고 싶다. ‘누가 교사인가?’ 메스컴에 나오는 교사에 대한 수많은 이야기들. 교사가 아닌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이야기를 통해 교사의 이미지는 만들어진다. 우리가 아무리 교실에서 애쓰더라도, 아무리 그렇지 않다고 해명하더라도 그들에게 교사의 이미지는 이미 만들어져 있다. 교사의 세계와 교실 밖의 사회는 아이러니(eironeia)에서 멈춰있지 않나 싶다. 엘렌코스(elenchus)로 가기 위해서는 우리의 부정적인 면을 드러내고 인정하고 또 교실 밖의 세상도 교실의 속 세상에 대해 무지를 인정하고 서로가 아포리아(aporia)의 단계로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그 시작을 누가 할 것이냐가 늘 문제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유대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서로에게 절차를 무시하고 막무가내로 요구하고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교육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교실 속과 교실 밖의 의미 있는 유대의 기회 마련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교사, 학생, 학부모, 사회가 서로 진정성 있는 교육의 장을 마련하고 대화하고, 실천하는 유의미한 교육이 실현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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